[차/Tee/Tee] 허브차
처음 독일에 살 때 WG (Wohngemeinschaft)에서 살기 시작했을 때, 인상이 깊었던 것 중 하나가 집에 차가 참 많다는 거다. 취미로 마시는 홍차나 과일차가 아니더라도, 아플 때마다 마시는 차들이 꽤 많았다. 그 중에서는 허브차도 있었고, 어떤 것들은 '감기차', '수면차'와 같은 이름을 달고 나온 '치료 목적'의 차도 있었다. 그리고 난 꽤 오랜 시간 독일에서 혼자 살았고, 최근에 차 마시는 것에 취미를 들기 시작하면서, 집에 허브차가 늘기 시작했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차다.
사실 큰 병에 걸린 적도 없고, 잔병치례로 고생한 적도 별로 없지만,
언제부턴가 생리통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축농증으로 고생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생리통'과 '축농증'을 치면 나오는 괜찮은 차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게 지금 현재 결과물들이다.
대부분의 허브티 상표는 Teekanne고 한 개는 Meßmer라는 독일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 브랜드며, 20개 들이는 1.50 ~ 1.70유로, 50들이는 2.50~2.70유로에 구입할 수 있다. 20개 들이가 50개 들이에 비해서 비싸긴 하지만, 20개 들이는 개별포장이 되어있고, 50개 들이는 티백을 그대로 판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내가 가진 차의 사연과 효능을 소개하겠다.
1. Hagebutte (Rosehip 로즈힙)
이 차는 필립 어머니 덕분에 마시기 시작한 차다. 크리스마스 때 케잌과 함께 차를 마셨는데, 부드럽고 달콤한 케잌에 약간 시큼한 내음은 꽤 잘 어울린다. 시큼하다고 하는 건 그만큼 비타민이 많이 들어 가 있다는 건데, 이 로즈힙 차는 비타민 C가 그렇게 많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만약 집에 과일이 떨어지거나, 본능적으로 시큼한 게 끌릴 때 마신다. 로즈힙 재료 하나로만 되어 있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고, 하이비스커스가 섞인 경우가 많다.
로즈힙과 하이비스커스의 효능
로즈힙: 비타민 C 풍부 (오렌지의 20배, 레몬의 60배), 비타민 A, 이뇨작용, 눈의 피로, 변비, 생리통 완화, 감기, 임신 중 영양보급, 미용 효과
하이비스커스: 루비색, 변비, 이뇨작용, 소화촉진 효과, 미용
2. Kamille (Camomile 카모마일)
카모마일은 독일에서 정말 자주 마시는 차인 것 같다. 나도 독일에 처음 왔을 때, 유학 선배들이 카모마일은 집에 다 두고 있으라고 했다. 감기 걸렸을 때, 생리통 있을 때, 소화가 안될 때, 공복에.... 생리통이 있을 때 꿀을 넣어 마시면, 몸의 긴장이 풀려지는 효과 있다고 하는데, 사실 난 카모마일 차는 의외로 잘 마시지 않는다. 마실 때마다 꽃 향이 입을 감도는데, 그게 맛이 별로 없다.
카모마일의 효능
진정 작용, 소화촉진작용, 수면작용, 스트레스 해소, 피로회복, 자궁 강화, 발한작용
3. Salbei (Sage 세이지)
세이지차를 처음 마신 건, 유학 초기에 감기 때문에 엄청 고생한 적이 있었고, 목이 가장 많이 아팠었다. 그 때 룸메이트 도리트가 내게 세이지 차를 권해줬다. 하루에 두 잔 씩 마셨는데, 생각보다 금방 목감기가 가라앉았던 것 같다. (기분상인가?) 그리고 최근에 이 차를 다시 구입했는데, 그 이유는 축농증 때문이었다. 축농증에는 항생 효과가 있는 차가 좋다면서, 엄마가 세이지 차를 마시라고 했다. 처음에 마신 차는 세이지와 꿀 혼합이었지만, 세이지만 들어 가 있는 차가 오히려 목넘김이 편한 거 같다.
세이지의 효능
방부, 항균, 살균 소독자용, 소염효과, 해열, 구풍, 정혈 작용. 기억력 높이기, 중풍, 손발 저림.
4. Melissen (Melissa 박하)
박하차도 축농증때문에 구매했다. 우리나라 박하사탕을 생각하고 마셨는데, 의외로 시원한 느낌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성분을 살펴보고, 다시 사전을 보니까 페퍼민트도 역시 박하의 한 종류란다. 그리고 페퍼민트 20% 혼합이다.
박하의 기능
두통, 안정, 해열제, 구취 제거, 위장약, 가려움증 완화
5. Brennnessel (Nettle 쐐기풀)
내가 쐐기풀차를 산 이유는 생리통 때문이었다. 사실 익모초나 이런 게 더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마시고 나면 생리통이 살짝 완화된다.
쐐기풀의 기능
다이어트, 빈혈, 미용, 고혈압
6. Kräuter-Genuss (허브 혼합)
차에 대해서 별로 관심없을 때, 그냥 따로따로 사기 싫어서 마셨던 차다. 최근에 허브차의 효능대로 마시다보니, 조금 덜 마시긴 했는데, 배 아프거나 추울 때 꽤 괜찮았던 것 같다. 하지만 허브를 다양하게 섞었기 때문에, 약 냄새는 가장 많이 난다.
Kräuter-Genuss에 들어가 있는 허브
루이보스 Rotbusch, 블랙베리 잎 Brombeerblätter, 레몬버베나 Zitronenverbene, 페퍼민트 Pfefferminz, 카모마일 Kamille, 펜넬 Fenchel, 사카린 Süßholz, 시나몬 Zimt
7. Minze (Mint 민트)
네덜란드 여행할 때 아는 언니 집에 머물렀고, 언니가 네덜란드 식이라고 하면서 민트 잎을 가득 담아서 물을 부어주었다. 그 다음부터 민트 팬이 되었다. 배가 아파도 카모마일보다는 민트 차를 마시는 편이다. 진하고 시원한 향때문에 코가 뚤리는 기분이라 그런 건지, 맛이 좋아서 그런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근데 민트 들어간 초컬릿하고 아이스크림은 잘 안 먹는다.
민트의 효능
위장병, 두통, 콜레라, 히스테리, 신경통, 류마티스, 치통, 산욕열, 산통, 항염, 진통, 발한제. 진정작용, 청량감
펜넬은 좀 웃기게 생긴 식물이다. 내가 굳이 사진까지 올린 이유는, 펜넬을 좋아하게 된 이유도 역시 처음에 채소를 썰어서 뜨거운 물로 우려낸 게 먼저여서다. 처음에는 향이 진하다고 느꼈지만, 그래도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Saskia가 펜넬을 권한 것도, 내가 그녀의 집에 초대받은 날, 생리통 때문에 고생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재도 생리통이 있으면 자주 마신다. 몸이 따끈해지는게 잠이 금방 오기 때문이다.
펜넬의 효능
모유수유에 도움, 여성병 (갱년기,건위), 체함, 이뇨작용, 식욕감소 (다이어트 효과)
한국에서는 허브차를 들여놓고 마실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집에 내가 가지고 있는 차를 몇 종류 구입해서 보냈더니, 생각 외로 집에서 잘 마시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약을 먹는 것보다는 마시는 게 좋고, 그래서 약보다 허브차를 더 많이 찾는 거 같은데, 실제로 약보다 효과가 오는 시간이 느리겠지만, 그래도 그 느림은 차 마시는 걸 즐기는 사람에게는 취미를 즐기면서 병도 완화하는 일석이조가 될 것이다.
-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이미지 http://tv02.search.naver.net/ugc?t=r180&q=http://dbscthumb.phinf.naver.net/0700_000_1/20110809154648740_DUD1RZ0I3.jpg/291_i1.jpg?type=m936>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