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르의 일상

일상 탈출....1

카이르 2013. 5. 10. 05:20

동기는 아주 소소했다. 

온라인으로 알게 된 어떤 분이 서울 골목 구석구석을 찍은 사진을 봤다. 

다시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내가 우리 동네에 대해서 너무 무심하지 않았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빌레펠트를 위해서 사진기를 든 적은 없었다. 


최근에 빌레펠트에는 전기 트램이 많이 운영된다. 특히 내가 사는 Sieker가 종점인 2호선은 더더욱. 하지만 왠일인지 오늘은 옛날 트램이 내 앞에 섰다. 어쩌면 운이 좋은지도... 


나름 기념 촬영을 한다고 셀카질을 했다. 이미 여기서 산 지 6년짼데, 관광객 놀이하려니까 손이 너무 오그라든다.... 


내 앞에 있던 여자아이가 찰칵 소리를 들었는지, 피씩하고 웃는다.... 


어쩔 수 없지 뭐. 





첫 번째 목적지인 Sparrenburg에 가기 위해서 Landgericht (주법원) 역에서 내렸다. 슈파렌부르크에 간 건 오늘로 세 번째다. 처음엔 친구들과 콘서트를 보러 갔었고, 두 번째는 여행 온 동생들과 슈파렌부르크 축제를 보러 갔었고, 그리고 오늘.... 


굳이 이 곳에 다시 온 이유는 빌레펠트 자체가 관광도시도 아니기 때문에, 딱히 갈 곳도 없었지만, 이 곳이 산책하기 가장 좋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슈파렌부르크 전망대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이 성 레스토랑은 감옥으로 쓰였다고 한다. 하지만 내부는 감옥 느낌이 별로 나질 않는다. 그래서 간간히 벽에 간수 그림을 올려놓으면서 그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 진짜 이렇게 사진 찍고 노는 거 좀 오글거린다. 다른 사람들이야 날 외국인 관광객 정도로 보거나, 막 빌레펠트로 이사 온 사람으로 보겠지만, 난 아니니까... 그만큼 난 너무 늦게 이 도시를 알아가고 있었다. 



Hövels Original vom Fass


Reibekuchen mit Seelachs


나름 관광지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고급을 추구하는지 모르겠지만, 가격이 좀 세다. 그나마 저렴한 라이베쿠헌을 시켰지만, 크기가 매우 작다. 보통은 내 손바닥 정도 크기는 해야 말이지... 아무래도 이 걸로는 배도 안 찰 거 같다. 그러니까 맥주로 배를 채워.... 


예전에는 병맥도 자주 시켰는데, 엔간해서는 하우스 맥주를 마시려고 한다. 어차피 병맥은 밖에서도 사 마실 수 있으니까. 그래서 맥주는 무조건 vom Fass다. 


간만에 들어가는 맥주에 정신이 알딸딸하다. 고작 한 잔이었을 뿐인데, 밥 양도 적었고, 거품이 풍부해 목넘김이 좋아서, 맥주가 너무 쑥쑥 잘 넘어갔나보다. 


밥도 다 먹었으니까, 이제 Sparrenburg를 한바퀴 돌고 시내로 가야지.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