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리고 정치학/의회,정당,선거정치론

[민주주의/정당] 정당 정치 3. 정당 제도

카이르 2013. 5. 14. 22:48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이렇게 다시 글을 쓰게 되네요. 

그동안 정치혐오에서 벗어나기 프로젝트에 글을 쓰지 않은 이유는, 밀려오는 과제도 있었고, 이래저래 일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에 대해서 살짝 회의감이 들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미 시작한 프로젝트 밀고 나갈 수 있을만큼 밀고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쩌면 이렇게 어떤 일을 하겠다고 목표를 정해서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게,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 관계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 감정을 표현하면 그렇고요. 


아무래도 여기서 제 신상의 일부를 공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 독일 빌레펠트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현재 학사과정에 있고요. 그리고 제도를 연구하는 건 여태 제가 여기서 공부했던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전 전적으로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체계 이론 중에 정치부분을 공부하고 있고, 이건 정치 사회학 분야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여러분들이 가진 지식은 별로 다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이 부분을 정리하는 데 있어, 개론책을 쓰고 있고요. 


그래서 제가 이해한 만큼 글을 쓰고, 그리고 풀어쓰기 때문에 더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굳이 이렇게 제 신상을 밝힌 이유는,

어디에서 저에 대해서 뻥을 친 적도 없지만, 이 부분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저를 공격하는 주무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석박사 과정도 아니면서 이런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 코웃음을 쳐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 부분은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그럼 쓸데없는 서론은 여기서 끝내고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오늘은 예고한 대로 정당제도와 체계, 더불어서 정당정치의 꽃이라고 불리는 독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당 간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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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당 제도: 이론 


많은 논란이 있지만 정당제도를 가장 쉽게 나누는 방법은 바로 정당 유형을 수에 따라서 구분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가장 단순하게 '일당제', '양당제' 그리고 '다당제' 나눌 수 있겠죠. 


하지만 정당 제도를 구분할 때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정당의 상대적인 크기입니다. 만약 다수의 정당이 의회에 있더라도, 실제적으로 모든 정당들이 의회에서 권력이 없다면, 다당제도라고 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또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정당 간에 서로 어떻에 영향을 미치는가 입니다. 협력관계인지, 갈등관계인지, 경쟁적인 관계인지, 이 부분을 말합니다. 


1) 수에 따른 정당 제도 구분[각주:1]

  (1) 일당제도 one-party System 


앤드류 헤이우드는 <정치학: 현대 정치의 이론과 실천> 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엄격하게 말하면 일당제도라는 의미는 모순적인데, 왜냐하면 '제도 system'라는 것은 수많은 실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단어는 단 하나의 정당이 다른 모든 당을 배제시킴으로써 - 정치적 혹은 헌법적 수단을 통해 - 권력독점을 향유하는 정치제도와 수많은 정당들 사이의 경쟁적인 투쟁을 위해 특징지워진 정치제도를 구분할 때 유용한 단어이다." 


즉, 일당제도는 양당제나 다당제의 경쟁성과 대비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실제로 일당제도는 영속된 정부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하나의 국가기구나 마찬가지인 거죠. 그래서 이런 독점적 정당제도를 갖고 있는 국가를 '일당적 국가'로 분류되며, 이 국가가 가진 기구는 '당-국가'라는 융합적인 정치로 간주됩니다. 


일당제도는 두 가지 경우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1. 국가사회주의

앤드류 헤이우드가 말하는 국가사회주의 국가는 구소련을 뜻합니다. 이 곳에서는 '공산당'이 사실상 사회의 모든 제도와 상황들을 지시하고 통제하였고, 맑스-레닌주의라는 이념적 규율에 종속되어 있으며, 민주주의 중앙집중제 원칙에 따라 내부조직을 구성하였습니다. 이 때 공산당은 구성원들이 정치적 이념적으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간부정당'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2. 개발도상국가 

두 번째는 국가 통제보다는 '반식민지적 민족주의 국가와 국가 통합'과 연관되어 필요로 생긴 경우입니다. 가나, 탄자니아, 짐바브웨에서 지배 정당은 '국가건립과 경제발전'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표명했던 독립운동으로부터 시작되었고, 방글레다시의 '국민당'은 권력 통합을 위해서 만들어진 정당제도이죠. 

두 번째의 경우는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이 정당들은 카리스마적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념적인 정체성보다는 지도자의 견해가 중요하죠. 


국가사회주의 국가에서 보이는 일당제도는 정당 자체가 힘을 갖는 반면, 개발도상국에서는 정당보다는 지도자 우선이 되고, 따라서 정당들은 주변적 역할을 할 분입니다. 

 


  (2) 양당제 two-party system


양당제는 정부권력을 획득하는 데에 있어서 두 개의 정당이 거의 동등한 전망을 갖고 있는 제도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정부권력에서 사실상의 득표력이 있는 정당이 두 개라는 뜻이죠. 


양당제도는 세 가지 기준에 의해 정의될 수 있습니다. 


1. 수많은 소수의 정당이 존재하지만, 단지 두 개의 정당만이 정부권력을 획득할 수 있는 현실주의적 전망을 가진다. 

2. 더 큰 정당이 홀로 지배할 수 있으며 - 일반적으로 다수의 입법을 토대로 - 다른 정당은 야당이 된다. 

3. 이 두 정당 사이에서 권력이 교체되고, 선출될 수 있으며, 야당은 '정부 비판 세력'으로 활동한다. 


양당제를 가진 국가는 꽤 많습니다.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등. 하지만 가장 빈번하게 예시로 제시되는 국가는 영국과 미국이지요. 하지만 전형적인 양당제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영국도 1979년 이후로 보수당과 노동당의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했고, 얼마 전에 있었던 지방선거에서는 강경우파인 영국독립당이 23%나 득표하기도 했습니다. (노동당 29%, 보수당 25%)[각주:2] 또한 미국도 간간히 제 3당의 후보가 나와 10%가 넘는 득표력을 얻는 일도 있었죠. (로스 페로 Ross Perot 1992년 선거에서 16% 득표)  


양당제의 장점은 많습니다. 


특히 안정성, 선택성, 책임성을 잘 구현할 수 있다는 점과 유권자에게 경쟁적인 프로그램과 대안적 정부 사이에서 솔직한 선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연정을 하게 된다면 연정파트너와 협상을 하면서 일부 정책에 수정이 필요하겠지만, 양당제에서는 그럴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또한 냉혹한 선거결과를 통해 정부가 구성되기 때문에, 정부의 책임성도 커집니다. 


하지만 1970년도 이후, 선거프로그램의 이념적인 성격이 약해지자, 양당제가 그리 주목을 받지 못하게 되었죠. 이유는 '반대를 위한 반대' 정치를 한다는 것과, 선거가 중요해짐에 따라 득표를 위해 경쟁을 해서, 선거 공약이 남발하게 되어, 책임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죠. 또한 사회가 다양하게 됨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양당제가 덜 부각되고 있습니다. 



  (3) 다수당 제도 dominant party system


일당제, 양당제, 다당제만 다루려고 했지만, 다수당제도도 다루려고 합니다. 이 다수당 제도는 일당제도와 다르고, 또 다당제하고 달라요. 다수당 제도는 수많은 정당이 선거에 참여하지만, 결과적으로 장기간의 권력을 향유하는 한 정당이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을 거두는 형태의 정당 제도입니다. 


이 다수당제도로 빈번하게 제시되고 있는 경우가 일본인데, 일본의 경우 자민당이 1993년까지 쭉 여당이었습니다. 자민당의 오랜 지배가 가능하게 되었던 것은 일본에서 일어난 '경제적 기적'입니다. 앤드류 헤이우드에 따르면 이 지배가 가능했던 것은 "전통적인 일본 시골에 존재하는 의무와 책무에 대한 당의 신유교주의적 원칙에 대한 강력한 호소와 당이 기업엘리트와 만들었던 강한 연대를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에 자민당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다양한 정당이 존재했지만, 결과적으로 의회 내에서 힘을 쓸 수 있던 건 자민당이었던 거죠. 


이 다수당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정치적 초점을 정당 사이의 경쟁에서 다수당 자체 내의 파벌적 갈등으로 이동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2008년 총선 결과로 한나라당과 친박연대가 180석이 넘는 기염을 토했는데요, 그 때 부각되었던 게 '민주당'이 아니라 '박근혜' 의원의 역할이었죠. 여당 내의 야당 이미지요. 다수당 제도 하에서는 이런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다수당제도가 오래 존재했던 일본의 경우 '파벌'이 정당 문화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다수당제도는 안정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장 비판을 많이 받고 있는 제도고,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다수당주의는 국가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당 사이에 존재하는 중요한 한법적 차이를 부식시키는 경향이 있다. 국가공무원과 기관은 다수당의 이념적 정치적 우선순위에 적응하기 때문에, 일당제도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당-국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2. 오랜 권력 연장으로 인해 다수당이 부패할 수 있다. 


3. 야당은 허약해지고 비능률적이 된다. 


1951년에서 93년까지 사민당이 정권을 잡고 있던 스웨덴이 해당됩니다.


  (4) 다당제도 multiparty system 


다당제도란 선거에 여러 정당이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실제 의회에서도 이 결과가 반영되는 정당제도 입니다. 그러니까 여러 정당들이 의회 내에서 실제적인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하지만 이 제도에서는 연정을 통해 소외된 군소정당과 연정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기 때문에, 숫자의 의미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유럽 다수의 국가들이 다당제도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다당제도는 주요 정당 사이에 이념적 차이가 미세하고, 연정을 형성하는 온건적 다당주의, 이데올로기적 차이가 뚜렷하며, 몇몇 정당은 반제도적 자세를 취하기도 하는 양극적 다당주의, 이렇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 온건적 다당제를 선택한 국가는 네덜란드, 벨기에, 노르웨이고, 양극단적 다당제의 형태를 띠고 있는 곳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이고요.  


다당제도의 장점은 정부 내에서 내적 견제와 균형을 창출하고, 토론, 화해, 타협을 지지하는 성향을 보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연정을 통해서 정부가 들어선다면, 하나의 법안을 낼 때도, 연정 파트너들의 관계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다당제도에서 연정을 통해 정부가 세워지는 경우, 법안이 극단적인 내용을 가질 수 없으며, 군소정당들의 법안들이 자주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당제도의 비판은 연정이 형성됨에 따라, 하나의 정당이 홀로 통치하기엔 어렵기 때문에, 연정을 형성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정파트너와의 갈등도 무시할 수 없고, 가끔은 파트너와의 관계로 인해 정부가 오래 있기 힘들어, 불안정을 야기한다는 단점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일과 스웨덴처럼 연정이 지속되는 경우를 보아서는 다당제도가 정부의 불안정을 야기한다고 볼 순 없습니다. 또한 중용과 화합을 통해 결정된 정책이 과연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심을 가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실상 일당제도를 제외하고 

양당제, 다수당제도, 다당제도는 제도의 영향도 받지만 (선거구제, 비례대표제 여부), 유권자의 선택도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유권자의 선택이 선거결과로 나오면 어떤 정부로 구성될지 결정이 되니까요. 유권자의 선택은 선거정치에서 다루겠지만, 유권자의 선택 역시 사회과 정치문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양당제나 다당제가 하나의 제도로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이지요. 


2) 패턴에 따른 정당 분류: 다알[각주:3]


위에서는 정당을 숫자를 통해 분류했습니다. 하지만 선거에서 그리고 의회에서 정당 간의 협력 혹은 경쟁에 따라 정당을 분류하기도 합니다. 사르토리, 블론델, 라팔롬바라와 웨이너의 구분 방법도 있지만, 여기서는 다알의 분류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다알은 정당의 수를 기초적인 분류 기준으로 설정했지만, 여-야간의 대립의 유형에 주목하여 정당체계의 유형을 분류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통제가 없다면, 반드시 반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순수한 의미에서 일당제는 존재할 수 없다고 간주하여, 다알의 정당체계 유형화는 양당제와 다당제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죠. 


<다알의 정당체계 유형화>[각주:4]

 체계유형

 반대

 선거

의회 

사례 

엄격한 경쟁체계 

엄격하게 경쟁적 

엄격하게 경쟁적 

영국 

협력적 경쟁적 체계

양당제 

엄격하게 경쟁적 

협력적이며 경쟁적 

미국 

다당제 

협력적이며 경쟁적 

협력적이며 경쟁적 

프랑스, 이탈리아 

 연합적 경쟁적 체계

양당제

엄격하게 경쟁적 

연합적 

오스트리아, 전시 영국 

다당제 

협력적이며 경쟁적 

연합적 

 

엄격한 연합체제  

연합적

연합적 

콜롬비아 


양당제의 경우는 앞서 말한 것처럼 여야간의 경쟁이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의회에서의 양상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경쟁적인 편이죠. 다당제 국가의 경우, 반대 양상은 정당마다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반대세력이 정당체계를 고려해서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경우, 의회와 선거에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죠. 그리고 이 반대 양상은 정당내부의 결속력과 관련하여 투표 응집성으로 표출할 수 있는데요.


정당 간의 대립 양상은 


1. 반대파가 선거와 의회에서 경쟁하는 다른 한 정당을 집중적으로 반대하는 유형. 

2. 반대파가 상호협력적이지만 다양한 형태로 경쟁하는 경우 

3. 반대파를 형성하는 소수당이 선거와 의회에서 다수당과 연합하는 유형


볼 수 있습니다. 


정당 간의 대립 양상은 협력적일 수도 있고, 경쟁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인 모습은 선거를 통해서 빈번하게 보이고, 의회에서는 경쟁적이거나 협력적일 수 있다는 거죠. 의회에서의 모습은 선거 결과에 따라서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래 양당제였지만, 갑작스레 제 3의 정당이 의회에 진입하고, 의사결정 능력이 있다면, 그 제 3의 정당과 협력을 해야 법안이 통과되겠죠. 



2. 정당 제도: 실제 


이제 정당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 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예시는 언제나 그렇듯 현재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있는 독일의 다당제입니다. 




<사진 출처: http://pollytix.de/wahltrend>


독일 연방 의회에 들어 가 있는 정당은 현재 총 6개입니다. 


기독교 민주연합 (CDU), 자매 정당인 기독교 사회연합 (CSU), 독일 사회민주당 (SPD), 녹색당 (Die Grüne/Bündnis 90), 자유민주당 (FDP) 그리고 좌파당 (die Linke)이렇게요. 그리고 다음 선거에서 연방의회로 들어 갈지도 모르는 정당도 몇 개 더 있습니다. 여기에 해적당과 독일을 위한 대안정당, 자유선건연합 등이 속합니다. 


생각보다 기민련과 기사련의 관계는 꽤 느슨합니다. 기사련은 바이에른 주에서만 선거에 출마하는 정당이기 때문에, 지역 이익이 중요하죠. 그래서 전 기민련 총수 제호퍼가 메르켈을 비판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구성 할 때, 두 정당 사이의 장관자리 분배는 일정한 편입니다. 


사민당과 기독연합의 관계는 경쟁적이지만 협력적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기독연합이 꾸준히 좌클릭 해온 것도 있고,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의 의견을 따르기에는 급진적인 우클릭이 많기 때문에, 보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민당과의 경쟁적인 모습은 꾸준히 보입니다. 


연방 대통령 선거, 연방 의회 선거에서는 각자 대통령, 총리 후보를 내고, 각 쟁점에서는 대립각을 세우죠. 


야당인 사민당은 열심히 대립각을 세우지만, 한편으로 기독연합은 대립각을 세우는 데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메르켈이 자민당을 지속적인 연정파트너로 원하지만, 현재 자민당의 지지율이 연방 의회에 입성할 수 있는 5%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기독연합 입장에서는 자력으로 과반을 차지하거나, 아니면 녹색당을 연정파트너로 하던가, 아니면 사민당과 대연정을 하는 게 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재미있는 모습은 녹색당과 자민련의 대립입니다. 


어찌되었든 녹색당과 자민당은 사민당과 기독연합이 가장 선호하는 연정파트너입니다. 하지만 경우의 수가 하나인 자민당은 사민-녹색 연정에 강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경우의 수가 비교적 많은 녹색당은 자민당하고만 열심히 대립합니다. 



<사진 출처: 독일 녹색당, 자민당 트위터 계정 https://twitter.com/Die_Gruenenhttps://twitter.com/fdp_de>


자민당은 녹색당과 적적녹의 연정이 하향 평등을 가져 올 거라고 하고 있고, 녹색당은 자민당의 성평등 의식이 낮다는 걸 공격하고 있습니다. 


간간히 녹색당이 사민당을 공격하는 건 보이긴 하지만, 자민당의 트윗 계정에서는 기독연합을 공격하는 글을 쉽게 볼 수 없어요. 


이렇게 편협하게 공격하는 걸 보고서, 유권자들의 생각이 이들이 잘못하고 생각하지 않는 건, 정당의 제 1차 목표는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걸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권을 잡으려면 군소정당이건 대중정당이건 경쟁하거나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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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입니다. 게다가 오랜만에 써서 글발도 안 서는 거 같아요. 


제 생각을 정리하자면 


1.위의 정당 제도에 대해서 이야기 했지만, 정당 제도가 역사적인 형태로 눈에 띠긴 했지만, 그래도 정당 제도는 선거로 인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양당제, 다당제, 다수당제도는 선거로 인해서 바뀔 수도 있고, 고착화될 수도 있습니다.  


2. 정당체계 유형이 옳다고 할 수도 없고, 틀리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저런 정당체계가 역사적으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왔다면, 그건 정당들의 최고 목표인 '정권잡기'에 용이했다는 거죠. 


3. 야당은 야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야하고, 여당은 여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야당이 같은 야당을 공격하는 것보다는 여당을 공격해야, 더 야당다워 보이고, 여당은 야당의 공격을 되돌려 치거나 어느 정도 협상의 여지를 보여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안철수 의원이 야당에게 새정치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거나, 여당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안하고 있는 게, 과연 범야권 정치인의 모습으로 옳은 건지 의심스럽고요. 또한 진보정당들이 같은 야당인 민주당을 공격하는 것보다는 여당인 새누리를 공격하는 게 더 나아보인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건 매우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다음 번에는 정당정치의 환경 및 강화, 혹은 약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럼 다음 번에 뵙도록 해요~^^



P.S. 질문, 토론, 오류 지적 언제나 환영입니다. 



  1. 앤드류 헤이우드 (2003): 12. 정당과 정당성 <정치학: 현대정치의 이론과 실천>, 옮긴이: 조현수, 초판,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Pp 481 ~ 494의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본문으로]
  2. http://www.fnnews.com/view?ra=Sent1101m_View&corp=fnnews&arcid=13050403191479&cDateYear=2013&cDateMonth=05&cDateDay=04 [본문으로]
  3. 고경민 (2007): 정당정치론 <현대 정치과정의 동학>, 3쇄, 인간사랑, Pp. 227 - 239의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본문으로]
  4. 고경민 (2007): 정당정치론 <현대 정치과정의 동학>, 3쇄, 인간사랑, P. 230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