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서 일어난 일/독일, Deutschland, Germany

2013년 바이에른 주 선거 (Landtagswahl in Bayern 2013)

카이르 2013. 9. 19. 04:28

2013년 9월 중순은 커다란 선거가 연달아 혹은 동시에 있습니다.

이미 지나가긴 했지만 독일에서 제일 부자 동네이며, 남동부에 위치한 바이에른 주 선거가 9월 15일에 있었고요, 오는 일요일, 그러니까 9월 22일에 독일경제 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가 위치한 헤센 주와 독일 연방의회 선거가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잠깐 독일의 선거 명칭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죠.


- 연방의회선거 (Bundestagswahl): 연방 하원을 선출하는 선거입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총선이 되겠지요. 매 4년마다 선거를 치룹니다.

- 우리 식의 지방 자치제 선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선거가 두 개로 나눠져 있는데요, 일단은 연방 상원을 구성하며, 주 의회와 주 정부 구성을 위한 주 선거 (Landtagswahl) 입니다. 매 4년마다 치룹니다. 그리고 각 도시별, 지역별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을 뽑는 선거인 Kommunalwahl이 있으며, 도시에 따라 다르지만 4~6년에 한 번씩 선거가 있습니다.

- 유럽 의회 (Europäisches Parlament) 선거가 있으며, Europawahl이라 불리우며, 유럽 연합에 속한 모든 회원 국가에서 5년에 한 번씩 실시됩니다.


확실히 독일어 명칭은 머리에 박혀 있는데, 한글로 번역할 때는 적절한 단어를 찾기 힘들었습니다. 오늘은 세 개의 선거에 대해서 알아봐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명칭을 확실하게 하고 가야, 별 문제가 없을 거 같아요.


오늘 제가 이야기하려는 건, 지난 주 일요일에 치뤄진 바이에른 주 선거입니다.


바이에른 주는 한국에서도 독일의 주 중에서 가장 친근할 거 같아요. 흔히 '독일'하면 떠오르는 것들인 '소세지, 맥주, 자동차'로 유명한 동네입니다. 또한 바이에른주의 명칭을 갖고 있는 축구팀인 바이에른 뮌헨 덕에 축구 팬들에겐 더 친근할테고요. 자동차 산업과 관광지, 스포츠레저 산업 등이 발달 되었으며, 따라서 독일 내에서도 가장 부자인 동네죠.



빨간 동그라미 안에 연한 파란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바이에른 주 입니다.


그렇다면 독일 내에서도 비교적 보수적인 동네라고 추측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정치 성향도 그렇고요.

사진 출처: Bayerisches Landsamt für Statistik und Datenverarbeitung




위의 도표에서 보이듯이 메르켈 총리가 속해 있는 기독교 민주연합 (Christlich-Demokratische Union: CDU) 의 자매정당인 기독교 사회연합 (Christlich-Soziale Union: CSU)이 1974년과 2003년 두 차례 60%의 득표율을 받은 지역입니다. 기사련은 오로지 바이에른 주에만 출마하며, 기민련보다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지녔습니다. 물론 독일의 정당이 좌클릭 되어 있긴 하지만, 독일 내에서도 비교적 보수적인 동네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저도 선거의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뒤에 연방의회 선거를 치뤄야 하기 때문에, 선거 결과에서 보여지는 경향은 흥미로울 수 밖에요. 또한 이 선거에서는 두 명의 거물이 Landesministerpräsident (주장관 대표) 자리를 놓고 겨루고 있었으니까요. 이 두 명이 어떤 결과를 받느냐에 따라 독일의 대중 정당인 기독교연합 (CDU/CSU)과 사회민주당 (SPD) 의 미래도 걸려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이 거물은 Horst Seehofer (호르스트 제호퍼)12 기독교사회연합 당대표와 사민당 Christian Ude (크리스티안 우데)3 전 뮌헨 시장입니다.

2008년 9월에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로 메르켈 총리 내각이 좌클릭을 한 상태에서 Seehofer는 그 와중에도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고 메르켈에게 반기를 듭니다. 이민자 정책을 비롯한 정책에서 매우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CSU 당대표를 역임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기독교 연합 내에서 목소리가 클 수 밖에 없고, 종종 메르켈의 정치적인 입지를 좁아지게 만드는 사람이죠.

Christian Ude 시장은 비교적 보수적인 동네인 바이에른 주의 주도인 뮌헨에서 매 60%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시장직을 역임했습니다. 뮌헨이 아무리 대도시이고, 이 지역에서 사민당 (SPD)의 지지율이 다른 바이에른 주의 도시에 비해서 높다고 할지라도, 60%는 대단한 지지율이죠. 제가 Ude 시장이 이번 선거에 나선 걸 눈여겨 보는 이유는 사민당의 미래와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사민당은 총리후보인 Peer Steinbrück (피어 슈타인브뤽), 당대표인 Franz-Walter Steinmeier (프란츠-발터 슈타인마이어), 원내대표인 Sigmar Gabriel (지그마 가브리엘), 이렇게 트로이카 체제가 5년 정도 유지되고 있는데, 당 내부나 유권자 입장에서는 이 세 명 체제를 조금 지루해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Hannelore Kraft (한네로레 크라프트) NRW 주장관이 새로운 총리 후보로 거론 당한 것도 이러한 이유였죠. 그런데 거기에 Ude 시장이 당내 경쟁 상대로 차기 총리 후보로 오를 수 있다면, 사민당 입장에서도 꽤 나쁘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건 전적인 제 생각이에요.

이러한 이유로 바이에른 주 선거 결과가 승패를 떠나 매우 흥미로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2013년 9월 15일 일요일 오후 6시가 되자마자, 독일의 두 공영 방송인 ARD와 ZDF가 출구조사 혹은 1차 경향을 발표했습니다.



사진 출처: ZDF






예상 밖에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건 기독교 사회연합이 49.0%를 득표하며 단독으로 정부를 수립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눈에 띄는 건 자유민주당 (Freie Demorkatische Partei: FDP)가 의회 입성 기준인 득표율 5%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3%를 득표하면서 사실상 의회 입성이 불가능해진 것이죠. 그리고 사민당의 붉은 선도 뚜렷하게 보입니다.







최종결과 (사진출처: http://de.wikipedia.org/wiki/Landtagswahl_in_Bayern_2013)






선거 결과는 첫 결과에 비해 소폭의 상승과 하락이 있었지만, 그래도 앞선 결과와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오는 일요일에 선거를 치루게 될 정당들에게는 충격적일 수 밖에 없죠.


그래서 바이에른 주 사민당원인 친구 중에 하나는 짐싸서 다른 동네로 이사갈 거라고 페이스북에 그 충격을 표현하기도 했죠.


선거 결과를 정리해보자면


1. 앞서 말했듯이 가장 중요한 선거 결과는 기독교사회연합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바이에른 주의회는 총 180 석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 101석을 기독교 사회연합이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기독교 사회연합 관계자 중에 하나는 "Die CSU lebt als Volkspartei." (기사련은 대중정당으로서 살게 되었다) 라고 심정을 표현했습니다. 이런 말을 한 이유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기독교 사회연합은 바이에른 주에서만 출마합니다. 그리고 연방 의회 선거에 출마를 하게 되면 5% 이상을 득표해야 의회에 입성할 수 있는데, 이 뜻은 바이에른 주에서 적어도 40%은 득표해야 한다는 뜻이죠. 그런데 지난 2008년 선거에서 43%를 득표하면서, 그야말로 정당에 위기가 찾아왔었거든요.


2.바이에른주에서 사민당 지지율 2%상승했다는점입니다.1960년대만지지율이 상승세였고,1990년대에도20% 후반을유지하긴 했지만,계속하락세였던 사민당은 이번에 다시 2%정도 높은득표율을 얻었습니다.이 정도의득표율 상승으로 Ude효과가있었다고 할 순 없겠지요.



<사진출처:Facebooksseite von Christian Ude 크리스티안우데 페이스북 페이지>



하지만Ude 측에서는Ude가시장으로 있었던 뮌헨 지역의 정당 명부 선거에서 평균득표율 6.8%씩 상승했으며(보기4), 뮌헨에서SPD의득표율은 바이에른 평균 득표율보다 11.6%가높았으며,이는 목표와비슷했다 (보기5)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하지만2008년선거에 비해서 투표율이 6%상승한 건대안이 민주주의에게 잘했기 때문이라고 (보기1) 이라고말하고 있습니다.뮌헨 지역에서선전을 한 건 다소 Ude효과를 본셈이지만,제가 생각했던그런 파급력은 아직 보여주질 못한 거 같아요.






바이에른주 정당명부 선거 결과 (득표율을더 많이 획득한 정당의 색만 표시)

(사진출처:Bayerisches Landsamt für Statistik und Datenverarbeitung)



3.자유민주당(FDP)가의회 입성에 필요한 5%의득표를 얻지 못하고,3%만 얻어의회에 입성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전선거 결과를 보면 슈뢰더 집권 기간이었던 1998년에서2008년까지바이에른 주에 입성하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2008년에기독교 연합이 좌클릭을 하면서 기독교 사회연합의지지율을 빼앗아 가면서 연정을 구성한 경력이 있습니다.하지만2009년이후 자민당은 매번 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받았고,그나마2월에있었던 니더작센주 선거처럼 흑황 연정을 위해 "기독교연합지지자들은 우리 자민당을 지지해달라"라는선거운동을 통해서 그런 지지를 받았다는 점이죠.



하지만이번 선거에서는 그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고 할 수있습니다.



자유민주당의의회 입성이 실패는 사실상 메르켈에게 악재로 작용할수 있습니다.지난 번니더작센 주 선거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메르켈총리는 향후 연정 파트너로 자민당을 생각하고 있습니다.그리고아직도 이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자민당이이번에도 의회 입성에 실패했고,메르켈총리가 이 부분을 포기하지 못한다면 집권을 못 할수도 있다는 거에요.



물론Forsa이여러 여론조사에서 기독교 연합이 40%의지지율을 얻고 있지만,선거에서는다소 변화가 있을 수 있고,40%보다높은 득표를 얻어야 단독으로 정부를 수립할 수 있기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는 거죠.



4.녹색당이바이에른 주에서 제 4의정당으로 밀려났습니다.



딱히 중요한 언급은 아니지만,-우를따지는 정치 성향에서 비교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는녹색당이 4위로밀려났다는 겁니다.녹색당입장에서는 걱정도 될법하지만,여론조사에의하면 10퍼센트이상의 지지율을 얻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을거 같습니다.





현재여론조사에 따르면 흑황 연정은 아주 근소하게 연정을구성할 수 있고,-녹은소수정부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니더작센주와 (선거이야기:1. http://kair17.tistory.com/49 2.http://kair17.tistory.com/50)바이에른주의 여론조사와 선거 결과에서 보이는 차이로 인해,결과를예측하긴 어렵지만,역시 자민당의선거 결과에 따라서 기독교연합,사민당,녹색당의운명이 갈릴 수 있다고 보입니다.





각정당 별 지지도 (사진출처:http://www.wahlumfrage.de)



이제선거는 나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이번 선거에따라서 Euro의운명도 바뀔 테고,여러 방면으로큰 변화가 있을 거 같습니다.그래서매우 중요한 선거이면서,매우 재미있는선거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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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참 오랜만에글을 올리는 거 같네요.

오늘이야기는 지난 915일에있었던 바이에른주 선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연방의회선거 이야기도 조금 곁들긴 했지만요.

하지만역시 밀려서 쓰는 글이라 왠지 성의가 없다는 생각도들지만,그냥 지나가는이야기로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그럼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시고요,곧 다시글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