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리고 정치학/의회,정당,선거정치론

[민주주의/선거] 선거정치 1. 선거의 원칙과 기능

카이르 2013. 11. 20. 05:18

안녕하세요, 거의 2주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네요. 

어제, 그리고 앞으로 며칠 동안 쭉 돌리긴 할 거지만, 이번 선거정치 부분은 내용이 많아서, 설문조사를 돌렸었죠. 


어떤 글을 위주로 쓸 것인가였는데

1. 선거 제도 

2. 유권자와 정치인의 관계, 투표 패턴 


이었는데, 확실히 정치 성향 상, 답변의 수는 매우 적었지만, 정치의 관심도에 따라서 다른 답이 나오더라고요.


선거제도를 다루는 건, 아직도 선거 제도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야기 하기 전에, 어떤 선거제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그 부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차원에서 꼭 이야기 되어야 할 부분인 것 같고, 유권자와 정치인의 관계나 투표 패턴은 어떤 식으로 유권자의 표가 선거 결과의 향방을 가르는지에 대한 이야기라, 훨씬 정치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두 가지는 꼭 다뤄져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선거 제도의 경우 간간히 선거가 있다면 국가별 선거제도를 통해 더 소개해드리기로 하고, 여기서는 아주 간단히 각 선거제도의 뜻과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그리고 유권자와 정치인의 관계, 투표 패턴을 정치학적인 시각을 주로 소개하고, 다른 내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소개하도록 하죠. 


각설하고, 올 봄에 시작했던 정치혐오에서 벗어나기 프로젝트의 마지막 이야기인 선거정치까지 왔네요. 2012년 대선을 기점으로 해서, 여기저기서 정치를 혐오한다는 걸 알게 되니, 속도 상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요. 물론 정치를 싫어하는 것, 정치를 혐오하는 것, 모두 이해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관심으로 가거나, 정치의 좋은 점, 정치가 필요한 이유마저 무시된다면 안타까운 일이죠. 그래도 여태까지 블로그에 실은 글은 많은 분들이 읽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럼 이제 '정치혐오에서 벗어나기 프로젝트' 마지막 이야기 '선거 정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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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정치 첫 번째 이야기: 선거의 원칙과 기능[각주:1]


1. 선거의 정의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는 민주주의 자체가 왕정과 달리 국민 스스로 자신을 지배할 대표들을 선택하거나 거절하는 제도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선택이나 거절은 바로 "선거"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따라서 선거는 민주주의에서 빼먹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선거=민주주의'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왜냐하면 국민 대부분이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대사회는 복잡하고, 시민들은 매우 할 일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정치의 모든 사안에 신경을 쓸 수가 없죠. 그렇지만 정치는 없어서는 안되기에,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대표할 누군가가 정치를 하는 제도를 만듭니다. 즉, 이게 '간접민주주의'고 '대의민주주의'라고 말하죠. 그리고 대의민주주의가 돌아가기 위해 정치 대표자를 뽑는 행위가 바로 선거입니다. 그러니까 대의민주주의가 성행하는 현대 정치에서 '선거'는 매우 중요한 정치 과정이며 제도입니다. 


선거를 정의하는 말은 다양합니다. 


Riker에 따르면 선거란 "한 구성원들의 선호를 총합하여 집합적 결론을 도출하는 사회적 선택의 한 방법"을 뜻합니다. 


하지만 정치학적인 관점에서 선거란 "의회와 정부의 구성 등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대의기관의 대표를 선출하는 방법"을 뜻합니다. 


선거는 


- 주권을 가진 일반 국민들이 권리를 행사하는 공식적인 절차


- 시민들은 선거를 통해 참정권을 선출하고 자신들의 의사와 이익을 정부에 반영시킬 수 있기 때문에 

->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가장 구체적이 분명한 제도 


- 선거에서 후보자 혹은 정당 간의 자유로운 경쟁과 유권자들의 대표 선출을 위한 참여가 온전하게 민주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민적 자유권과 참정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 외에도 지배자가 국민들에게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고, 선거는 국민들의 이익과 의견이 국가에 표출될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정치의 민주화는 비민주적인 정치 체제를 국민의 손에 그 구성을 맡기는 걸 뜻합니다. 

-> 선거는 여기서 그 구성을 공정하고 정기적으로 구성하게 하는 도구


가 됩니다. 




2. 선거의 기본 원칙


국가별로, 선거별로 다양한 선거제도가 있지만, 이 선거제도를 정하는 명분 그리고 선거가 민주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합니다. 아마 초등학교에서 처음 사회 과목을 배울 때 가장 먼저 배우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선거의 기본 원칙은 


1) 보통선거의 원칙

2) 평등선거의 원칙

3) 직접선거의 원칙

4) 비밀선거의 원칙 


이렇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그럼 하나하나 자세히 말해보도록 할게요. 


1) 보통선거의 원칙 

: 결격사유가 없는 한 일정 연령 이상의 전국민에게 선거권을 부여해야 한다. 


서구에서 보통 선거제가 실시된 건 주로 시민권 획득과 연관이 있습니다. 일정 재산을 가지거나 계층에 속한 백인 남자 -> 백인 남자 -> 남자 -> 여성 등으로 확대 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외국인이 선거권을 갖는다는 것은 동시에 시민권을 얻는다랑 같은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은 예외가 존재하긴 하지만요. 그래서 이 보통선거제를 실시한 기간은 그다지 길지도 않고, 제각각이죠. 


영국은 1918년, 미국은 1920년, 프랑스는 1944년, 이탈리아와 일본은 1945년, 스위스는 1971년에 보통선거제가 실시되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2차 세계 대전 후, 민주주의가 도입되었고, 그와 동시에1948년에 남녀 모두에게 선거권이 주어졌습니다.[각주:2] 


2) 평등선거의 원칙

: 선거인의 투표권이 동일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 


다시 말하면 모든 선거인은 같은 수의 표를 가지고, 그 표는 같은 가치로 계산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모든 표가 같은 비중을 가질 순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역구 수에 따라 비중이 다를 수도 있고, 선거에서 진다면, 사표가 된다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부분은 비례대표제 도입이나 선거구 획정문제로 어느 정도 조절을 하려고 합니다. 


3) 직접선거의 원칙 

: 국민의 대표는 국민이 직접 선출해야 한다는 원칙 


우리한테는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 말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정치사, 민주화의 역사는 직선을 쟁취하는 한 것에 중점을 두고 있었고요. 


그러니까 간접선거가 문제라는 거죠.  

하지만 간접선거는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도입하고 있습니다. 

독일 대통령은 독일 상하의원의 간접선거를 통해, 미국도 대통령은 선거인단 제도로 선출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독일 대통령 선거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대부분 선거인단의 의지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고, 정당의 의지가 표출이 되죠. 하지만 이 정당을 선택한 건, 이 정당을 선택한 유권자들의 의지가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선거인단이 유권자를 대신하여 투표하는 선거를 형식적 간접선거라고 합니다. 만약 의지가 포함되면 실제적 간접선거라고 하고요. 


하지만 중간선거인 (선거인단) 이 일반 선거인의 의지를 무시한다면, 민주적 요구를 위해함으로, 대체적으로 간접선거를 채택하지 않는 국가 비중이 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간접선거 (= 대리 선거) 가 불법입니다.


4) 비밀선거의 원칙

: 선거인이 누구에게 투표했는지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19세기까지 서구에서는 공개투표가 더 많이 실시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통선거제 도입으로 인해 선거권을 가진 사람이 확대되니 후보자의 간섭, 매수, 유혹 등 정치 공작의 폐단이 드러나면서 중단되었죠. 




3. 선거의 기능


경쟁적 민주 선거의 기능에 대해서는 세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 상향적 기능: 선거는 정치인이 시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여론을 반영하는 정책을 입안하고 수행하도록 하는 제도

 - 하향적 기능: 선거는 정치엘리트들이 정당성을 획득하고 여론을 조작하며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시키는 도구

 - 절충 형태: 선거는 정부의 권위를 확립해주는 동시에 그 권위가 남용되는 것을 견제하는 도구이며 엘리트들과 유권자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쌍방향 통로


위의 선거의 기능 중 가장 설득력있는 견해는 절충형태입니다.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선거 기능은 절충형태의 관점으로 볼 수 있죠. 


1) 정치인의 충원기능 

간단히 말하면 우리는 선거를 통해 정치 엘리트를 선출합니다. 여기서 정치엘리트란 국회의원, 대통령, 지역단체장, 기초단체장 등등입니다.


2) 정부의 구성기능

선거를 통해 누가 정부를 구성하여 통치할 것인지가 결정됩니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는 유권자가 행정수반을 직접 선출하기 때문에, 유권자가 행정부 구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만, 의원내각제 국가에서는 다수당의 수장이 총리가 되기 때문에, 유권자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겠죠. 

 

3) 대표성 부여 기능 

앞서 말했듯이 선거는 대의민주주의제에서 유권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대변할 대표를 선출합니다. 즉, 선거는 이 대표자들에게 대표성을 부여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이 대표자들이 유권자의 이익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선거 중간 중간에 국민발의, 국민소환, 국민투표 등 직접민주주의적인 제도를 도입합니다. 


4) 정책에 대한 영향력 행사 

선거는 정부의 정책이 국민의 요구로부터 극단적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통제를 합니다. 

우리도 역시 5년에 한 번씩 대선을 하지만, 총선과 지선, 그리고 보궐선거를 통해서, 현 정부를 감시할 수 있습니다. 잘한다고 생각했으면, 여권에 표를 주고, 못한다 생각하면 야권에 표를 주는 거죠. 현대 정치에서는 정치 행위자들은 다음 선거를 고려해야 합니다. 다음 선거를 고려한다는 것은 다음 선거에서도 정권을 획득한다는 걸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수의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야겠죠. 그러니까 유권자의 요구를 들어줘야 합니다. 


5) 유권자를 교육시키는 기능 

이건 선거 자체의 기능보다는 선거 기간에 얻어지는 기능입니다. 

선거 기간 동안 정치와 정책현안,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정보, 정부와 정당에 대한 평가가 가장 많이, 빠르게, 효과적으로 오고가는 시기입니다. 그러니까 평소보다 정치에 대한 정보가 많이 교환되고 있죠. 따라서 선거기간에 있는 선거운동, 토론회 등등이 바로 유권자를 간접적으로 정치에 대한 교육을 시킵니다. 


하지만 유권자가 정치에 무관심하다면, 이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선거 기간 동안에는 수많은 정보가 오고 가고, 그 정보들이 불확실할 수도 있고, 일정 정치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왜곡된 정보를 받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6) 정당성을 부여

대의 민주주의에서는 선거를 통해 정치인들과 정당, 지도자를 선출합니다. 선거는 합법적으로 이들에게 대표성을 부여하면서, 동시에 이들이 유권자를 대신해 일하며, 권력을 위임받았다는 동의, 즉, 정당성을 부여합니다. 따라서 선거를 통해 선출되지 않거나, 선거 절차가 왜곡된 경우, 혹은 불법이 오간다면, 역시 정당성을 받기 어렵습니다. 그럼 임기 내내, 그 정치인, 정당, 지도자는 정당성을 의심당하고, 그들이 하는 정치적 행위의 적법성도 의심받게 됩니다. 


7) 엘리트 집단의 권력 강화 

이 기능은 주로 진보적인 학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정치 엘리트집단이 국민을 조정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선거를 이용하며, 선거를 통해 정치적인 반대와 저항이 최소화 되어 정체 체제의 혁명적인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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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선거 정치의 다소 기본적인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이야기일수록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 같아요. 


그럼 저도 내용에 발맞춰 현안 몇 가지를 걸고 이 내용을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1) 간접민주주의 제도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내가 정치인을 선출한다고 해도, 이 정치인이 반드시 내 이익을 대변하진 않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이 정당 소속이라면, 이 정치인이 어떤 선거를 통해 선출되었는지에 따라 대변하는 이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내 정치적 이익과 내가 뽑은 정치인의 정치적 이익의 갭이 크다면, 국민 소환을 할 수도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접민주주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건 동의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직접민주주의는 유권자 전체가 혹은 대부분이 모든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 답을 해야하는데, 모든 유권자들이 동일한 정보를 얻지 못하는 가운데에서는, 좋은 게 좋은 거다 식으로 투표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따라서 거대 여당이나 행정부의 행위를 견제한다기보다, 정당성을 유지해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2) 정당성 부여는 제가 생각하기에 민주주의 선거에서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정원 대선개입이 문제가 되는 건, 선거의 절차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선거법에 국가기관은 선거에 개입할 수 없습니다. 만약 개입을 한다면, 중앙정부든, 중앙기관이든, 지방정부든, 특정한 세력이 다소 우위를 점한 상태에서 선거가 치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선거의 절차적 문제가 생긴다면, 당연히 정치인과 정당의 정당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는 개입 책임자와 관련자가 처벌받고, 이번 정권뿐만 아니라 다음 정권에서도 이런 국가기관의 개입으로 정당성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법적이고 실질적인 차원의 개혁이 필요하고요. 


3) 베테랑 선거인과 정당이 존재하고, 그리고 현직 프리미엄도 있기 때문에, 선거가 언제든 공평한 상태에서 이뤄지지도 않고, 따라서 선거로 선거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의 정치적 권력의 차이가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선거 자체가 문제가 아니죠. 선거가 없다면, 정권이나 지도자가 평화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없어요. 그렇다면 혁명이나 쿠데타로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는 말인데, 쿠데타나 혁명으로 인해 생긴 정권이 정착하는데 시간도 걸리고, 정권을 창출하는 방법을 조율하는 데 시간과 비용은 무시 못하죠. 그래서 선거의 마지막 기능은 그다지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음 번에는 대의민주주의와 유권자와 정치인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고요, 조만간 뵙겠습니다. 


 

  1. 고경민 (2007): 정당정치론 <현대 정치과정의 동학>, 3쇄, 인간사랑, Pp. 67 ~ 76 의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본문으로]
  2. 더 많은 내용을 보고 싶다면 이 곳을 클릭! http://ko.wikipedia.org/wiki/%EB%B3%B4%ED%86%B5%EC%84%A0%EA%B1%B0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