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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ropäische Union] 유럽의회 선거 Europawahl 2014 - 2. 독일의 유럽의회선거 결과

카이르 2014. 6. 9. 07:13
안녕하세요, 다시 일주일 만에 인사드립니다.

그리고 예고한 대로 2014년 유럽의회 선거 결과 분석의 두 번째 이야기인 독일의 유럽선거 결과에 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여기를 클릭 -> http://kair17.tistory.com/83) 유럽의회 선거는 유럽연합 의회 구성을 위해 선거를 하지만, 국가별로 치뤄지기 때문에, 국가마다 결과가 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늘 글은 그 국가별 사정이 다르다는 전제 하에 독일의 선거 결과를 분석하려고 합니다.

그럼 이제 글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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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일의 유럽의회 선거 결과

일단 독일의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정당

CDU

(기독교민주연합)

CSU

(기독교사회연합)

SPD

(사회민주당)

die Grüne

(녹색당)

die Linke

(좌파당)

FDP

(자유민주당)

AfD

(독일을 위한 대안)

기타

득표율(%)

30.0

5.3

27.3

10.7

7.4

3.4

7.0

8.9

득표비교(2009)

- 0.7

- 1.9

+ 6.5

- 1.4

- 0.1

- 7.6

+ 7.0

- 1.8

의석수

29

5

27

11

7

3

7

7



투표율: 48.1%, 총 의석수: 96석

그리고 위의 정당별 의석수는 유럽의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유럽정당연합에 포함됩니다.

독일정당

CDU

CSU

SPD

die Grüne

die Linke

FDP

Famile(가족당)

AfD[각주:1]

기타

유럽정당

EPP

(유럽인민당)

S&D

(유럽사회민주당)

Green/EFA

(유럽녹색당)

GUE/NGL

(유럽사회공산당연합)

ALDE

(유럽자유민주당)

ECR

(유럽보수개혁당)

비교섭단체

의석수(독일)

29

5

27

11 + 1[각주:2]

7 + 1[각주:3]

3 + 1[각주:4]

1

7

3[각주:5]

석수(유럽)

209

189

44

44

56

40

84



위의 선거 결과에서 봤듯이, 독일의 선거 결과가 유럽 전체의 선거결과와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국가별 선거결과 분석이 중요한 거죠. 그럼 이제부터 분석을 시작하겠습니다.

2. 독일 유럽의회 선거 결과 분석



흔히 유럽의회선거는 Second-Order Election (두번째 선거)라고 불립니다. 즉, 메인 선거가 아니라 보조적인 선거라고 느낀다는 거죠. 그래서 첫번째 선거에 비해서 투표율도 낮고, 첫번째 선거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을 선택하지만, 이 두번째 선거에서는 기존의 정당들에 대해 항의하거나, 여당과 야당 혹은 정부의 평가를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유럽의회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 혹은 기초선거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유럽의회 선거 결과도 이런 Second-Order Election효과를 갖고 있을까요?

1) 투표율 저하의 원인

앞에 표에서 봤듯이 독일의 유럽의회 선거의 투표율은 48.1%로 과반이 되지 않습니다. 이 투표율은 유럽연합 가입국가 평균(43.09%)보다는 높지만, 그래도 충분히 선거 결과 자체에 대한 정당성을 줄 수 있을지, 그리고 유럽의회가 유권자의 이익을 잘 대변할 수 있을지 걱정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독일 유권자들은 투표를 하지 않은 걸까요?

일단 선거별 관심도를 알아보겠습니다.

[각주:6]



위의 제시한 Infratest dimap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일 유권자들에게 유럽의회 선거의 중요성은 66%이며, 이는 다른 세 개의 선거들(연방의회선거 88%, 주의회선거 82%, 기초선거78%)에 비해서 그 중요성이 낮은 편입니다. 독일 유권자들은 주의회나 기초선거를 연방선거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죠. 아무래도 독일은 연방제 국가이며, 그래서 기초의회가 주의회에, 주의회가 연방 상원을 통해서 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할 수 밖에 없겠죠. 그에 반해 유럽의회 선거는 그 중요성이 많이 떨어지는 거 같아요. 그나마 이번에 2009년 (43.3%)에 비해 올라간 건데요. 물론 유럽에 대한 관심도가 커져서 그럴 수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5월 25일에 독일의 8개의 주에서 기초 선거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하는 김에 겸사겸사 한 거죠.




그런데 유럽의회의 선거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유럽연합을 보는 인식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주:7]


독일 유권자들이 유럽연합을 보는 인식은 1. 위기 시 특별한 보호를 제공 (72%), 2. 경제 사정을 나아지게 하는 기관 (68%), 3. 좋은 방법이지만, 실제론 별로인 기관 (66%)와 같습니다. 여기서 "위기"와 "경제"가 독일 유권자들이 보는 유럽연합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하지만 이 것도 본인의 경제 사정이 괜찮다면,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잖아요.



[각주:8]



특히 옆에서 보는 것 처럼 대다수의 유권자들이 자신의 경제사정이 비교적 좋다고 여기고,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적다면, 유럽연합 선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 같아요.

그나저나 언제나 그렇듯 좌파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비중이 큰 거 같네요. 조만간 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럼 독일인들이 투표를 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각주:9]


독일유권자들은 선거에 가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유럽정책에 대해 정당 간의 차이가 거의 없다. - 68%

2. 베를린(독일), 유럽 정치에 관계없이 정치에 대해서 실망했다. - 65%

3. 지금 내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다 - 61%

4. 유럽의회에 대해서 적게 이야기가 되었다. - 33%


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럽정책에 대해서 정당 간의 별 차이도 없고, 정치에도 실망했고, 대변하는 정당도 없고, 관심 끌만한 일도 없었기 때문에 독일의 투표율이 낮았다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왼쪽: 기독교 연합의 선거 포스터 (모두가 성공하는 유럽), 오른쪽: 사민당의 선거 포스터 (돈의 유럽이 아닌 사람의 유럽)>


선거 운동 기간 동안 가장 빈번하게 볼 수 있는게 바로 선거 포스턴데요, 선거 포스터에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을 많이 받았어요. 다른 선거 같은 경우는 매우 구체적인 청사진이나 공약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그게 아니었던 거죠. 한편으로, 유럽의회는 유럽 공동의 정치적 이익을 지키는 기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당 간의 차이보다는 협력을 더 중시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그래서 이번 유럽의회선거는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우파연정이나 좌파연정이 가능하지 않고, 대연정으로 가야할 판이죠.


2) 정당별 득표율

다시 한 번 독일의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집고 넘어 가겠습니다.


정당

CDU

(기독교민주연합)

CSU

(기독교사회연합)

SPD

(사회민주당)

die Grüne

(녹색당)

die Linke

(좌파당)

FDP

(자유민주당)

AfD

(독일을 위한 대안)

기타

득표율(%)

30.0

5.3

27.3

10.7

7.4

3.4

7.0

8.9

득표비교(2009)

- 0.7

- 1.9

+ 6.5

- 1.4

- 0.1

- 7.6

+ 7.0

- 1.8

의석수

29

5

27

11

7

3

7

7





위의 표를 보면 대부분의 정당의 득표율이 떨어진 가운데, 사민당과 독일을 위한 대안의 득표율이 올랐으며, 눈에 띠게 득표율이 떨어진 곳은 기사련과 자민당입니다. 각 정당별 득표율의 증감 원인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1) 기독교사회연합과 자유민주당

일단 득표율이 떨어진 두 정당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각주:10]



자유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 포스팅에서도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였어요. 지난 연방의회 선거에서 의회에 입성을 못했듯이, 이번 선거 결과도 그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도 그다지 큰 경쟁력을 보이지 못했어요. 독일에서 유럽의회선거가 두 번째 선거라고 여겨진다면, 정당 평가가 들어간다는 건데, 당연히 이전에 비해 눈에 덜 띌텐데요, 경쟁력을 보일 기회가 저하될 수 밖에 없어요.

옆에 표를 봐도 알겠지만, 경제, 재정, 유로화 안정에 대해서 경쟁력을 못 보이는 걸로 나타났는데, 이 정도 수치면 무관심이였다고 봐도 되요.










사실 언론에서 더 크게 다룬 건 기독교사회연합의 득표율이에요. 이유는 기사련이 최근 선거에서 얻은 득표율 중 최소이기 때문이에요. 지난 유럽의회 선거를 비롯해서, 과반의 의석을 가져갔던 바이에른 주 선거, 연방의회 선거에서도 선전했고요. 그런데 3월에 있었던 바이에른주 기초 선거 부터 그 득표율이 떨어졌어요. 이유는 기사련이 갑자기 우클릭을 하게 되었는데, 바이에른주의 도로를 이용하는 해외 차량에 대해서 세금을 더 물고(http://www.tagesspiegel.de/meinung/maut-fuer-auslaender-die-pkw-maut-ist-ein-lehrstueck-fuer-pseudopopulismus/9306260.html), 새로운 유럽연합 가입국가들 - 루마니아, 불가리아 - 의 사람들이 국경이 자유로워진 틈을 타서, 독일의 "사회보장제도"를 이용하고자 이동한다고 주장하기도 했고요.(http://kurier.at/politik/eu/sozialtourismus-csu-findet-eu-politik-zum-verzweifeln/45.514.616) 그래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어요.



위의 광고에서 나왔듯이 기사련 당대표인 Seehofer은 바이에른 주는 더 좋은 유럽(ein besseres Europa)을 필요로 한다고 말해요. 그리고 "더 좋은 유럽"이란 더 많은 지역성, 시민친화형, 적은 관료제를 가진 유럽이라고 하죠. 국제 사회이론에서도 지구화가 진행되지만 동시에 지역화도 진행된다고 보는 경우가 많고, 듣기에 따라 별로 문제가 없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쟁점이 "유럽친화 vs 유럽회의주의-우파대중영합주의"의 대결이었고, 주로 유럽회의주의자들이 외치는 것들이 "유럽으로 유입되는 이민자 제한"과 "유럽연합 탈퇴"였거든요. 그런데 "더 좋은 유럽"이라는 말이 이런 유럽회의주의자들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보인 거죠. 유럽친화 정당이 아니라면 유럽회의주의 정당을 선택할텐데, 기독교사회연합의 색깔은 어정쩡했던 거죠.


(2) 사회민주당 (SPD)

사민당의 경우, 그동안의 선거부진을 뚫고, 2009년 선거에 비해 6.5%나 더 많은 득표를 얻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어째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사민당의 선전에 대해서 알아보려면 그동안의 독일, 유럽정치의 현안과 선거양상을 봐야 할 거 같네요.



이번 선거에서 독일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실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 (41%)"과 "독일의 주요 정치인(19%)", 유럽연합 대표 정치인(17%)입니다.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갈 수 있겠지만, 현존하는 문제에 대해서 누가 더 좋은 방안을 내놓았는지일테고, 이는 정부에 대한 만족 여부와 더불어 문제 해결능력으로 평가할 수 있을 거 같아요.








2014년 선거에서는 정부의 만족도가 53%정도로 만족하지 않는다(46%)보다 다소 높았고, 기독교연합에 비해서 사민당이 공약이행을 더 잘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선거 직전까지 유럽연합과 독일에서 가장 중요했던 문제는 "크림반도 사태"였죠. 크림반도 사태 자체가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이기도 했지만, 유럽연합이 끼어들고, 유럽연합의 리더격인 독일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면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상했죠. 그리고 이 크림반도 사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사람이 Frank-Walter Steinmeier 독일 외무부 장관입니다. 그리고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사민당 소속이에요. 이외에 만족도가 높았던 정치인 5인 중 3인이 사민당 소속입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독일의 유럽의회선거 대표후보인 Martin Schulz가 포함되어 있고, 이 Martin Schulz는 유럽사민당의 유럽위원회 위원장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왼쪽: Martin Schulz, 왼쪽: Jean-Claude Juncker>[각주:11]



지난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유럽위원회 위원장은 유럽연합 행정부의 수장인데요, 독일 정치인인 Martin Schulz가 유럽의회 의장에 이어 유럽 행정부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위원회 위원장까지 맡는 건 독일인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상대는 룩셈부르크 총리였던 Jean-Claude Juncker거든요. 그래서 인물 투표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사민당을 선택한 유권자들도 "Schulz가 SPD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인이었다"가 가장 큰 이유(76%)라고 말했고, 이어서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다"라는 답변이 73%로 그 뒤를 이었고요. 그리고 연방에서의 사민당의 포지션을 이유로 꼽은 유권자도 72%나 되었고요.

물론 투표행위는 매우 복합적인 이유로 이뤄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위에 여론조사로 보여준 결과보다는 더 세밀한 이유가 나올 수 있어요.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사민당의 약진은 다른 투표에 비해 "인물적"요소가 중요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선거 결과를 보았을 때, 투표율과 더불어 정부와 원내 정당에 대한 판단이 우선이 되는 "두 번째 선거 효과"도 봤다고 판단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글을 쓰려고 합니다. 분량도 분량이지만, "독일을 위한 대안"이 선거에서 이긴 이유는 아무래도 다른 유럽회의주의 정당을 비롯한 우파대중영합주의 정당과 함께 다루는 게 나을 거 같아서요. 그럼 다음주에 유럽의회선거 분석의 마지막 이야기인 "유럽회의주의정당과 우파대중영합주의 정당의 바람"에 관해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유럽의회 선거 관련한 여론조사 및 선거 결과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http://wahl.tagesschau.de/wahlen/2014-05-25-EP-DE/index.shtml)를 클릭해주세요.




  1. AfD는 현재 교섭단체 소속에 속하길 바라고 있지만, 현재까지 나온 정보가 없기 때문에 비교섭 단체로 분류합니다. 또한 교섭단체구성의 기준은 전체 가입국가의 1/4에서 (현재 7국가) 25석 이상을 획득해야 합니다. [본문으로]
  2. 해적당 [본문으로]
  3. 동물보호당 [본문으로]
  4. 자유선거연합(FW) [본문으로]
  5. NPD (독일국가민주당), ÖDP (환경민주당), PARTEI가 비교섭단체정당 [본문으로]
  6. http://wahl.tagesschau.de/wahlen/2014-05-25-EP-DE/index.shtml [본문으로]
  7. http://wahl.tagesschau.de/wahlen/2014-05-25-EP-DE/index.shtml [본문으로]
  8. http://wahl.tagesschau.de/wahlen/2014-05-25-EP-DE/index.shtml [본문으로]
  9. http://wahl.tagesschau.de/wahlen/2014-05-25-EP-DE/index.shtml [본문으로]
  10. http://wahl.tagesschau.de/wahlen/2014-05-25-EP-DE/kompetenzen.shtml [본문으로]
  11. http://www.cicero.de/berliner-republik/schulz-vs-juncker-suggestion-eines-wettbewerbs/57588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