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대선이 지난 지 10일이나 흘렀네요. 모두들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선거 결과에 따라 이 글을 읽으시는 어떤 분은 행복하실테고, 어떤 분들은 슬프실테고, 또 어떤 분은 아무런 관계 없다는 표정을 짓고 계실 겁니다.
이미 나온 결과에 대해서 더 할 말은 없지만,
어째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혹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답하는 시간은 조금 걸릴 듯 합니다.
이번 포스트는 지난 번 일본, 헝가리의 정세에 이어 독일에서 어떻게 제 18대 대선을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서 써 보았습니다. 독일은 통일이나 남북 문제와 같은 역사적인 공통점들로 인해 한국에 대해서 꽤 관심이 많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두 국가의 거리가 먼 탓에 독일에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주제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은 삼성, 북한, 입양 그리고 최근에 이르러서 싸이... 그럼에도 한국의 18대 대선에 관한 기사는 꽤 상세하게 싣고 있습니다.
일단 "Südkorea (남한)"이라는 검색어로 쳤을 때 나왔던 기사 캡쳐 화면입니다. (화면제공: Zeit Online/Spiegel Online/Frankfurter Allgemeiner/Fokus Online)
각 신문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박근혜 당선자를 '한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Die erste Frau als Staatsoberhaupt)'과 '독재자의 딸 (die Tochter der Diktatur)'이라고 표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라이벌 상대였던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인권 변호사 (Menschenrechtsanwalt)' 혹은 '인권 운동가 (Menschenrechtler)'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독재자의 딸'과 '인권변호사'라는 대립적인 표현을 쓰는 이유는 독일에서 아시아 민주주의에 대한 시각 탓입니다. 이 시각에 대해서는 다음 번 혹은, 이 글의 말미에 더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몇 신문들은 "동아시아에 드뤄진 그림자 (Frankfurter Allgemeiner: 이하 FAZ)" 혹은 "한국은 미국에게 북한 로켓에 대해서 경고했었다 (Der Spiegel)"처럼 향후 동아시아의 정세와 미국과 남북관계에 대해서 더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는 점점 우경화 되어가는 동아시아의 정세와 더불어 북한 문제 덕에 더 관심이 가나봅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신문 기사의 내용을 짚어 보겠습니다.
일단 Fokus 지부터 시작하도록 하죠.
출처: http://www.focus.de/politik/ausland/wahlen-suedkorea-wird-erstmals-von-einer-frau-regiert_aid_884876.html
제목: Südkorea wird erstmals von einer Frau regiert (남한은 처음으로 여성대통령에 의해 통치된다)
리드: Historische Wahl: Die Südkoreaner haben sich mit der Tochter des früheren Militärdiktators Park Chung Hee, Park Geun Hye, zum ersten Mal für eine Frau als Präsidentin entschieden (역사적인 선거: 한국인들은 이전 군부 독재자 박정희의 딸, 박근혜를 첫 번째 여성대통령으로 결정했다)
이어 제 18대 대선을 짧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Die 60-jährige Kandidatin der regierenden Saenuri-Partei, Park Geun Hye, setzte sich bei der Präsidentenwahl gegen ihren stärksten Rivalen, den linksliberalen Oppositionspolitiker Moon Jae In, durch."
-> 60세 여성 후보자인 여당 새누리당 박근혜는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좌파자유주의인 문재인을 이겼다.
짧은 묘사지만, 당시 구도에 대해서 제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박근혜를 새누리당이라는 정당 소속을 밝혔지만, 문재인의 경우는 문재인의 정치성향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죠. 즉 Fokus지에서도 문재인을 "민주당의 후보"로 보지 않고 "야권 전체 후보"라고 보고 있다는 거죠.
이어 박근혜 당선자의 소감과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소감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하고, 바로 박정희에 관한 내용을 실었습니다.
Park kehrt nun wieder als Staatschefin in den Präsidentenpalast zurück, den sie nach dem Tod ihres Vaters verlassen musste. Park Chung Hee, der das Land von 1961 bis 1979 mit eiserner Faust regiert hatte, wird in großen Teilen der Bevölkerung wegen des wirtschaftlichen Aufstiegs während seiner Herrschaft noch sehr verehrt. Das hat der Kandidatin der Saenuri nach Ansicht von Beobachtern besonders unter den Wählern der älteren Generation und in konservativen Kreisen geholfen.
-> 박은 다시 여성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으로 떠났던 대통령궁에 돌아가게 되었다. 박정희는 1961년에서 1979년 철권으로 통치하였고, 많은 인구가 그의 임기 때 있었던 엄청난 경제성장을 그리워했다. 이 새누리당 후보는 나이가 많은 세대와 보수 계층들에게 호감을 샀다.
박근혜 후보의 당선 이유? 혹은 강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Zu den Prioritäten der als unternehmensfreundlich geltenden Park werden die Ankurbelung der Wirtschaft, eine Stärkung der Sozialpolitik, die Senkung der hohen Bildungskosten sowie die Lösung des Konflikts um Nordkoreas bedrohliche Atomwaffen- und Raketenprogramme gehören. Auch erwarten zahlreiche Südkoreanerinnen von Park eine Stärkung der Frauenrechte in Asiens viertgrößter Volkswirtschaft. Wirtschaftliche und soziale Themen dominierten den Wahlkampf....
-> 기업친화적이라고 여겨지는 박근혜의 강점은 경제성장, 사회정책의 강화, 교육비 절감 그리고 핵무기와 로켓프로그램으로 위협받고 있는 북한과의 갈등 해결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다수의 남한 여성들은 아시아 4대 경제 강국인 남한에서의 여성 인권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선거전에서는 경제 사회정책이 주 테마였다.
역시 앞으로 남북관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박근혜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Mit dem kommunistischen Nordkorea, das zuletzt mit einem Raketenstart für neue Spannungen in der Region gesorgt hat, will Park eine Politik des gegenseitigen Vertrauens aufbauen. Allerdings verlangt sie ähnlich wie Lee Myung Bak eine Entschuldigung Pjöngjangs für frühere militärische Provokationen. Unter anderem will Park, dass sich Pjöngjang für den Beschuss der zu Südkorea gehörenden Insel Yonpyong durch Nordkoreas Küstenartillerie im November 2010 entschuldigt. Beide Länder befinden sich seit dem Ende des Korea-Kriegs (1950-53) völkerrechtlich noch immer im Kriegszustand.
-> 박근혜는 최근에 이 지역에 새로운 긴장감을 형성한 로켓 실험을 한 공산주의 체제인 북한과 상호간의 신뢰를 형성하려고 한다. 물론 이명박과 마찬가지로 지난 번에 있었던 군사 공격에 대한 사과를 받아낼 것이다. 박은 2010년에 있었던 연평 해전에서 평양에 잘못이 있었다고 할 것이다. 양 국가는 한국 전쟁의 휴전 이후로 여전히 전쟁 사태에 놓여 있다.
Fokus 지의 두 번째 기사입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겹치는 부분은 빼고 흥미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짚고 넘어 가겠습니다.
출처: http://www.focus.de/politik/ausland/erste-frau-als-staatsoberhaupt-park-geun-hye-zur-praesidentin-von-suedkorea-gewaehlt_aid_884998.html
제목: Erste Frau als Staatsoberhaupt: Park Geun Hye zur Präsidentin von Südkorea gewählt
(최초의 여성대통령: 박근혜 남한의 대통령으로 당선되다)
리드: Das Ergebnis der Präsidentenwahl in Südkorea ist fast offiziell: Mit Park Geun Hye ist zum ersten Mal eine Frau an die Spitze des Staates gewählt worden. Park ist die Tochter des Diktators Park Chung Hee, der Südkorea in den 60er- und 70er-Jahren regierte.
(남한의 공식적인 대통령 선거 결과: 박근혜는 처음으로 남한의 여성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박은 1960~70년대에 통치했던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다)
이 기사에서는 박근혜에 대한 남한 유권자들의 시선에 대해서 말합니다.
Park ist die Tochter von Diktator Park Chung Hee, der das Land in den Jahren 1961 bis 1979 mit eiserner Hand regierte. Kritiker werfen ihr vor, autoritär und arrogant zu sein und ihre politische Legitimität allein von ihrem Vater zu beziehen. Dieser wird zwar in Südkorea wegen seines diktatorischen Führungsstils sehr kritisch gesehen, zugleich aber als Architekt des Aufstiegs Südkoreas zur asiatischen Wirtschaftsmacht verehrt.
박근혜는 1961년에서 1979년까지 남한을 통치했던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다. 비판가들은 그녀가 권위적이고 건방질 수 있다고 비난했으며, 그녀의 정당성은 아버지와 관계있다고 비난했다. 오히려 남한에서는 그 (박정희)의 통치 스타일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보는 동시에 아시아의 경제권력으로 부상하게 만든 남한의 성장의 아버지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선거의 투표율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Mehr als 70 Prozent Wahlbeteiligung
Die Wahlbeteiligung war am Mittwoch laut ersten Angaben trotz eisiger Temperaturen mit mehr als 70 Prozent sehr hoch. Auf den nächsten Präsidenten warten dringende Probleme wie ein verlangsamtes Wirtschaftswachstum, steigende Sozialkosten in einer der am schnellsten alternden Gesellschaften der Welt sowie die anhaltenden Spannungen mit Nordkorea.
70퍼센트 이상의 선거 참여: 수요일에 있었던 선거의 투표율은 얼음장이 얼 정도로 차가운 날씨에 70퍼센트가 넘었고, 이 수치는 매우 높다. 다음 대통령은 경제 성장 둔화와 급격하게 노령화된 사회의 사회적 비용의 증가, 북한과의 갈등 지속과 같은 중요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독일에서 투표율에 대해서 놀란 이유는, 아무래도 투표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가 유지되거나, 아니면 조금 상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뛰어오른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번 선거가 투표율 자체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시각이 높았기 때문에, 투표율에 더 관심을 둔 것 같습니다.
Fokus지에 나온 선거 결과 기사를 분석해 본 결과
1. Fokus지는 독일에서도 비교적 보수적인 주간지이며, 이 주간지에서도 연속적으로 박근혜 당선자를 독재자의 딸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은, 박근혜 당선자가 독재자의 딸이라는 건 역사적인 사실이라는 걸 말해줍니다.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서 객관적인 투로 말하고 있는 기사일 뿐입니다.
2. 이번 선거의 관심 탓인지, 원래 그랬던 건지, Fokus지에서 이번 대선에 대해서 생각보다 깊게 훑고 있다는 겁니다.
평소 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판과 투표율, 문재인 후보의 상징성에 대해서도 나름 잘 표현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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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기사 두 개를 분석했을 뿐인데, 팔이 다 아프네요....
다음 번에는 위에 올려놓은 FAZ, Der Spiegel 그리고 Die Zeit에서 나온 대선 기사를 분석할 겁니다.
언론사를 선택한 기준은 비교적 보수적인 Der Fokus (주간지), FAZ (일간지), 그리고 진보지인 Der Spiegel (주간지), Die Zeit (주간지)를 선정했습니다. 이왕이면 진보지도 하나는 일간지로 선택하면 좋지 않겠냐고 물으실 분도 계시겠지만, Der Spiegel과 Die Zeit는 제가 자주 보는 주간지이기 때문에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양쪽 다 중도 우파, 중도 좌파 정도의 성향을 갖고 있고, 여전히 평판 좋은 일간지와 주간지입니다.
그럼 조만간 다시 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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