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5일 일요일에 Saarland주 정부 선거가 있었습니다.
선거 결과를 이야기하기 전에 일단 Saarland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Saarland주는 위의 지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Saarlandbrücken을 수도로하는 프랑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주입니다. 독일의 3개 특별구(베를린, 함부르크, 브레멘)을 제외하고, 13개의 주 중에서 가장 크기가 작습니다. 또한 인구도 2011년 11월 기준으로 101만 4천명 정도입니다. 아직 저도 이 곳은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지만, 프랑스와 접경하고 있기 때문에 강한 프랑스어 억양이 있는 방언을 구사한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 지역 사람들은 자신의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고 합니다. (Saarland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은 http://www.saarland.de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정치적으로는 현 독일의 여당인 CDU와 야당 SPD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의 여부가 결정되었지만, 2004년 이후로는 CDU가 5~10% 차이로 이기고 있습니다. (참조: http://de.wikipedia.org/wiki/Landtagswahlen_im_Saarland)
1999년 제 12회 Saarland 주정부 선거결과
이제 3.25 Saarland 선거 결과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정당 (Partei) |
득표율(Prozente) |
의석 수(Sitze) |
2009 |
CDU (기독교민주연합) |
35.2 % |
19 |
34.5 % (- 0.7) |
SPD (사회민주당) |
30.6 % |
17 |
24.5 % (+ 5.9) |
Linke (좌파당) | 16.1 % |
9 |
21.3 % (- 5.2) |
FDP (자유민주당) |
1.2 % |
0 |
9.2 % (- 8.0) |
Grüne (녹색당) |
5.0 % |
2 |
5.9 % (- 0.9) |
Piraten (해적당) |
7.4 % |
4 |
0.0 % (+ 7.4) |
그 외 |
4.5 % |
0 |
4.6 % (- 0.1) |
투표율 (Wahlbeteiligung) 2012: 61.5 % | 2009: 67.6 % (- 6.1%) |
CDU의 지지율이 조금 떨어진 것과 SPD의 지지율이 2009년 선거 대비해서 오른 것을 제외하더라도, 군소정당의 선거 득표율에서 몇 가지 눈에 띄는 점들이 보입니다. 일단 Die Linke 및 FDP, Die Grüne와 같은 기존의 군소정당들의 지지율이 떨어졌고, 특히 현 여당 CDU의 연정파트너인 FDP의 지지율이 1.2%까지 떨어져서, 주 의회에 입성하지 못했다는 것, (정당 득표율이 5%를 넘지 못하면, 그 정당은 의회에 입성하지 못합니다.) 다른 하나는 해적당이라고 불리는 Piraten이 7.4%를 득표했고, 주 의회 4석을 획득했다는 점입니다.
잠시 여기서 해적당에 관해서 이야기 해야할 것 같네요.
"Die Piratenpartei Deutschland (PIRATEN) ist eine am 10. September 2006 in Berlin gegründete deutsche Partei. Sie versteht sich in Anlehnung an die schwedische Piratpartiet als Partei der Informationsgesellschaft, ist Teil der internationalen Bewegung der Piratenparteien und Mitglied der Pirate Parties International. Seit 2011 gelang es der Partei, in zwei deutsche Landesparlamente (Berlin, Saarland) einzuziehen."
-> "독일 해적당은 2006년 9월 10일에 베를린에서 설립한 정당이다. 이 정당은 정보화사회의 정당이라는 기조를 가진 스웨덴의 해적당과 연결되어 있으며, 역시 국제 해적당의 멤버이다. 2011년 이후로 독일에 두 개 주 정부(베를린과 Saarland)에 입성하였다." (참조: 위키페디아 http://de.wikipedia.org/wiki/Piratenpartei_Deutschland)
해적당의 기본 프로그램은 민주주의 다양성의 보장과 자유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정보화사회의 걸맞는 정당이라는 말답게 그들의 공약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인데이터 보호와 같은 인터넷 정책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또한 국가 비밀문서의 공개도 기본 공약으로 삼고 있습니다. (참조: http://www.piratenpartei.de/wp-content/uploads/2012/02/Grundsatzprogramm-Piratenpartei.pdf) 그러나 해적당의 선거 및 기본 프로그램은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며, 기존의 독일 정당이 가지고 있는 이념, 확실한 얼굴 마담도 없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독일처럼 가족, 지역, 계층별로 정당 지지층이 뚜렷하며, 어렸을 때부터 정당활동이 활발한 국가에서 이런 해적당의 약세는 놀랄 만하죠. 그래서 독일의 유수 일간지 및 주간지에서 CDU와 SPD의 소식과 더불어 해적당의 소식도 대서특필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해적당이 주의회에 입성하고 4석이나 차지하였으니까, 연정에 어떤 영향을 줄 건지도 중요하기 때문에, 선거 이후에도 계속 신문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럼 해적당에 관련된 기사 몇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죠.
1. Der Spiegel은 "누가 해적당을 지지했는지"에 관해서 싣고 있습니다.
"Die etablierten Parteien schreckt der Durchmarsch der neuen Konkurrenz auf: Vor allem die Grünen müssen die bunte Truppe fürchten. Es zeigt sich: Die Piraten haben eine sehr junge Wählerschaft, bislang galt das stets als Markenzeichen der Grünen. Im Saarland haben die Piraten aber auch von der FDP Wähler abgezogen - mit Bürgerrechtsthemen, die bislang eher eine Domäne der Liberalen waren. Und: Die Piraten haben bei den Nichtwählern gepunktet. Offenbar sehen gerade die sogenannten Politikverdrossenen in ihnen eine Alternative zu den etablierten Parteien. Laut einer ZDF-Umfrage holten die Neulinge mehr als 20 Prozent ihrer Wähler bei der Gruppe, die zuvor der Wahl ferngeblieben war."
-> "기존의 정당들은 새로운 경쟁상대의 맹공에 놀라고 있다: 특히 녹색당은 이 화려한 힘을 두려워한다. 다음에서 볼 수 있다: 해적당은 어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으며, 그 어린 유권자들은 여태까지 녹색당의 지지자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Saarland주의 선거 결과에서는 자유주의자들이 강력하게 지지했던 자민당의 지지자들을 빼앗아 가버렸다. 그리고 해적당은 부동층과 선거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의 집합점이다. 그들에게 기존의 정당들은 대안이 아니었다. ZDF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의 새 지지자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참조: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0,1518,823635,00.html)
2. Die Zeit는 해적당의 인기 비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Die Piraten haben das Unfertige zum Stilmittel erhoben, und überraschenderweise finden das auch Wähler außerhalb von Berlin-Mitte gut. Sie mögen die Piraten, weil die so anders sind als jene Politiker, die in Talkshows unverständliche Sätze zum Eurokrise sagen. Die Piraten werden als wilde Politrebellen imaginiert, obwohl die meisten eher uncharismatische Systemadministartoren, Software-Entwickler und IT-Ingeniuere sind."
-> "해적당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인기를 끌었고, 그 것은 놀랍게도 Berlin-Mitte지역을 제외한 유권자들에게도 잘 맞았다. 유권자들은 해적당이 토크쇼에서 뭔지 모를 소리로 유로화의 위기에 대해서 말하는 정치가들과 다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아한다. 해적당은 실제로 카리스마가 없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IT기술자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거친 정치적 반항아로 보여진다." (참조: 2012년 3월 29일자 14호 die Zeit)
결국 해적당은 기존의 정당들의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불신에 힘입어 인기를 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Die Zeit는 같은 기사에서 해적당은 "정당"이 아니라 "네트워크"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의회에 들어간 이상 "정당"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정당으로서의 해적당은 딜레마에 빠질 거라는 기사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건 녹색당의 의회에 입성한 직후에 겪었던, "여당"과 "야당"으로서의 역할, 정당은 "권력"을 향해 움직여야 한다는 기본적인 정치적 특성을 받아들이면서 생기는 문제와 비슷할 거라고 봅니다.
사실 여기서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는 건 자유민주당 FDP인데 말이죠.
"자민당: 이 정당은 유감스럽게도 너의 연방국가에서 유효하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Youtube동영상 에러 메세지의 패러디
2009년 여당 CDU/CSU(기독연합)의 연정파트너인 FDP는 11.9% 득표율을 획득했지만, 그 이후로 지지율도 2~3%에 그치게 됩니다. 리먼 브라더스 발 금융위기 때 너무 왼쪽으로 간 "CDU/CSU"에게 실망을 한 독일 유권자들이 "FDP"를 지지했지만, Hartz IV과 같은 복지 정책의 반대로 인해서 "친기업정당"이라는 이미지, 이라크 파병의 철회 반대와 같은 발언으로 유권자들의 실망을 안겨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Saarland주 선거에서 그들의 득표율도 필연적인 결과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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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는 카이르입니다.
오늘은 지난 주 일요일에 있었던 독일 Saarland 주정부 선거 결과에 관해서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돌아 온 직후라 선거 결과는 후에 알았네요.
처음에 Piraten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건 2010년에 있었던 NRW주 정부 선거였습니다. 이 때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Piraten을 허경영씨와 비교한 적이 있었습니다. 허경영씨와 해적당의 의미하는 바는 다르지만, 실제로 기존 정당들과 정치 세력에 실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지지를 했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작년 10.26 서울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어느 정당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았던 박원순 씨, 그리고 현재 강력한 대선 후보로 여겨지고 있는 안철수 씨 역시, 현재 정치 상황에 실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마음이 표현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해적당이나 박원순 씨, 안철수 씨를 보면서 정당 정치의 위기를 논하는 건 너무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네요. 실제로 박원순 씨도 민주당에 입당했고, 안철수 씨 역시 대권에 도전을 하려면, 그만한 조직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해적당도 현재는 '네트워크'지만 의회에 입성한 이상,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조만간 다시 굵직굵직한 선거들이 대한민국과 독일에 있을 예정입니다. 4월 10일 총선, 5월에 있을 NRW주 정부 선거, 12월에 있을 제 18대 대통령 선거...
아마도 내일 본 분관에서 선거권을 행사한 이후에 이런 이야기를 더 할 것 같네요.
그럼 일단 여러분 투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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