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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Story 1 - Germany> 8. 시간이 멈추다 안개가 끼어, 앞이 흐리게 보이는 길. 약간 습기가 찬 버스 정류장의 유리는 뿌옇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어폰을 꽃고, 정류장에 기대어 이 곳 저 곳 살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까만 머리카락, 까만 눈을 하는 동양인 소녀가 보인다. 나는 씨익 웃으며 물었다. "한국 사람이세요?" 처음에 그녀는 약간 놀라더니만, 인사한다. 버스를 타고 이야기를 했더니, 그녀의 이름은 슬기. 나랑 동갑이다. 우리는 곧 말을 놓고 여행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지금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길이고, 버스가 늦어 아무래도 기차를 훨씬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나는 슈투트가르트로 갈 생각이고, 나 역시 기차가 늦어질 것 같다고 했다. 이런 동감적인 상황에 당연히 말은 더 잘 통했다. 하이델베르크 역으로 .. 더보기
<Story 1 - Germany> 5. 초콜렛보다 달콤한 하이델베르크의 밤 체크인을 하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너무 힘들게 와서 일까? 방안에 내리쬐는 햇살이 긴장되었던 나의 마음을 풀어지게 한다. 이미 한 침대는 누군가의 공간이 되었고, 나는 다른 침대를 선택 한 후, 침대에 누워있었다. 정말 몸이 나른해져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하루 그냥 침대에 누워 있고 싶었다. 겨우겨우 몸을 일으켜,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다시 버스를 타고 비스마르크 광장에 도착했다. 하이델베르크는 두 번째다. 2년 전에 갔었지만, 하이델베르크는 조금 달라 보인다. 아마도 첫 번째 방문은 일요일에 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한산했 을테고, 오늘은 금요일이라 어느 때보다 분주할지도 모른다. 비스마르크 광장에서 Hauptstrasse를 따라 걸었다. 대학 도시답게 서점도 많고, 가게의 물건.. 더보기
<Story 1 - Germany> 3. 영원할 것 같은 권력, 괴테의 행복은 영원하고 인포에서 지도를 샀어도, 어떤 자신감에서인지 쉽게 지도를 보지 않는다. 그래서 길을 헤매곤 하는데, 아무래도 난 헤매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괴테하우스로 가는 길을 찾는데, 엉뚱하게 프랑크푸르트 대성당이 나온다. 외부공사 중이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크다. 독일은 성당으로 알려진 것은 '쾰른 대성당'뿐이라 이런 큰 성당을 보면 놀라워진다. 외부는 공사 중이라 크기만 알 수 있을 뿐 외부가 화려한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내부는 화려하다. 아니 예쁘다라는 말이 더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구유가 보인다. 우리나라 성당에서는 크리스마스 전후로 볼 수 있는데, 아직 치우지 않은 것 같다. 아무리 겨울이 추워도 아직 지나지 않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날 따뜻하게 만든다. 이 곳의 크리스마스는 얼마나 따뜻할까.. 더보기
[Travel Essay][너와 함께 있어서 행복한 거야] 그 시간을 훑어보며 여행은 점점 끝으로 다가왔다. 우준이와 정준이와 함께한 여행의 시작은 오랜만에 본 설레임으로 가득했고, 오랜만에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사실에 두려웠다. 그 중간은 누군가와 함께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부딪혔고, 그래서 싸우고 화해하고, 다시 싸우고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예상한 헤어짐이었으면서도 더 잘해줄 걸이라고 후회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행이 끝난 1년 반 뒤 지금은 '다시 그런 기회가 올까?' '기회가 오면 난 다시 함께했을까?' 라는 두 생각을 함께 하면서, 그 시간을 추억한다. 너와 함께 있어서 행복한 거야..................................................................................... 그 시간을 훑어보며 우리의 .. 더보기